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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사물인터넷학과에서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며, 인공지능과 IoT의 융합(AIoT)이라는 첨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송태원 교수를 만나보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두 편의 우수 논문 선정부터 교육과 연구의 철학, 그리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학문적 성과와 후학 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송태원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이번 11월 ‘이달의 우수논문’에 두 개(JIF 97.8, 96.6)가 동시에 선정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선정되신 논문과 하고 계신 연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 훌륭하지 않은 연구가 운 좋게 우수한 저널로 평가받고 있는 IEEE Internet of Things Journal에 실리게 된 것 같습니다. 연구된 시점은 각각 다르지만 여러 번의 리비전을 거쳐 비슷한 시점에 출판이 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선정된 두 연구를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연구는 **“심층 강화 학습 기반의 저전력 능동형 큐 관리 기법”**으로, IoT 센서 네트워크에서 전력 효율성과 데이터 신선도를 동시에 개선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IoT 센서가 데이터를 자주 전송하면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고, 전송을 미루면 데이터 신선도가 떨어지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심층 강화 학습을 활용해 네트워크 상태와 행동(액션)을 모델링 및 최적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센서의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면서도 중요한 데이터를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시티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대기질, 소음, 온도 데이터를 관리할 때, 배터리로 작동하는 센서의 효율을 높여 네트워크의 라이프타임을 보장하고 환경 변화를 신속히 감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연구는 **“압축센싱 기반의 효율적인 신호 복원 프레임워크”**로, 적은 데이터로도 원래 신호를 정확히 복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제안했습니다. 기하학적 수열의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 요구량을 줄였고, 특히 노이즈가 있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는 통신 환경이 좋지 않은 IoT 현장에서 비용과 복잡도를 낮추는 데 기여합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실시간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거나, 공장의 대형 설비를 모니터링할 때,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정확히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 처리 속도를 높이고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AIoT(AI + IoT) 기술, 특히 단일/다중 에이전트 심층 강화 학습을 활용해 IoT 문제를 최적화하고자 합니다. IoT 네트워크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교환하므로 인공지능 모델이 점차 개선되는 심층 강화 학습이 적합하며, 다수의 기기 및 단말이 상호작용하는 특성 때문에 다중 에이전트 강화 학습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선통신 및 네트워크 전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인공지능 지식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며 IoT 기술의 성능 최적화와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2. 임용되신 지 올해가 4년차이신데요, 임용된 후부터 충남교육청 주관 ‘인공지능 이해 직무연수’ 교수로 참여하셨고, 순천향 청소년 SW캠프에서 'Entry 언어를 이용한 머신 러닝' 강의를 비롯하여 IoT 네트워크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계십니다. 현재는 학과장으로 행정업무까지 챙기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실 것 같습니다. 쉼 없이 몰아치는 여러 업무환경 속에서도 왕성한 활동과 연구에 꾸준히 매진하실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새롭게 임용되고 나서 처음 강의를 준비하고, 여러 가지 행정 업무들을 수행하는 것은 정말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강의를 진행하면서 행정 업무를 맡으면서도 양질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구에 대한 조언과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우리 사물인터넷학과의 교수님들과 직원 선생님, 조교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리 성실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주어진 업무를 꾸준히 이어오며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오히려 연구를 통해 반드시 무엇을 이루겠다는 뚜렷한 목적이나 비전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교수라는 직업의 본분이 교육, 연구, 그리고 행정 업무를 통한 봉사라는 것을 알고, 그저 맡은 바를 해온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3. 현재 수행하고 계신 연구 외에 새롭게 관심을 두고 계신 연구분야나 희망하시는 융합연구 분야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무선 통신, 네트워크를 전공했습니다. 통신과 네트워크 분야는 현재로서는 제법 성숙된 연구 분야로서 해당 분야 자체적으로 먹거리가 생겨나기 어려운 시점이기에 적극적으로 연구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야 하는지, 아니면 기민하게 연구 분야를 다양화해야 하는지는 항상 가지고 있는 숙제 같은 기분입니다. 좁은 분야에 천착하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는 않을 지, 하지만 이것 저것 하다 보면 마치 죽도 밥도 안되는, 그냥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항상 걱정이 됩니다.
어찌 됐든, 현재로서는 향후 연구의 방향을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첫째로는 차세대 무선 네트워킹 시스템 최적화를 다루고자 합니다. 대표적으로 6G에서 논의되고 있는 비지상통신 (non-terrestrial network, NTN), 적응적 엣지 컴퓨팅, 5G특화망 등 새로운 네트워킹 구조에서 어떻게 하면 다양한 핵심 성능 지표들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자 합니다.
둘째로는 (요새 누구나 다 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의 결합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AIoT인데요. 지금까지 연구했던 연구를 기반으로 규모를 더 키우고 싶습니다. 차량 네트워크나 차세대 모바일 네트워크와 같은 대규모의 네트워킹 환경을 구성하는 각각의 단말을 AI 에이전트로서 모사하고, 이를 멀티모달 강화 학습 또는 다중 에이전트 강화 학습의 방법론으로 모델링하여 성능을 최적화하고자 합니다.
4. 수년간 연구자로 살아오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또는 앞으로 교육자/연구자로서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나 비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특별한 비전이나 목표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논문거리가 있으면 그냥 쓰고 강의가 있으면 그냥 하다 보니 밖에서 보시기에는 조금 재미없게 사는 것 처럼 보이지는 않나 싶습니다.
초보교수로서 에피소드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떠올려보면, 제가 대학원에 처음 들어가 지도교수님의 지도 아래 논문을 작성하다보니 슬럼프 비슷한 것이 온 적이 있습니다. 1년에 수백만건의 논문이 출판된다고 하는데요. 다른 우수한 논문들을 보면 나의 논문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세상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는 그냥 종이쪼가리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꽤 긴 시간동안 나름대로 방황을 좀 했었는데요. 그러다 문득 그냥 너무 멀리 보지 말고 그냥 해야 할 일을 하자고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꽤 편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경험이 제가 특별한 비전이나 목표를 세우지 않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