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화학과 이정훈 교수님은 2022년 임용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의 기본연구사업 선정, 교육부 주관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참여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빠른 반응 속도를 자랑하는 광열 PCR 기술 개발과 관련해 올해 유전자 신속 검출 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며 학문적 기여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이 교수님은 홍콩시티대학교와의 꾸준한 공동연구를 통해 해외 연구자들과 협업을 활발히 이어가며 높은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교수님께서는 2022년에 임용되셨는데, 임용된 해에 과기부의 기본연구사업에 선정되시고, 23년에는 ‘이달의 우수논문’에 4회 선정되셨습니다. 또한, 교육부 주관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이공분야)에도 참여하고 계십니다. 임용되시고 연구 기반을 조성하고 수업 준비와 학생 지도로 바쁘셨을 텐데 왕성한 활동과 연구 성과를 내실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좋은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임용된 이후 여러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적절한 시기에 좋은 연구 주제와 기회를 만나게 되어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과 및 자연대 교수님들의 큰 도움이 있었습니다. 학과 차원에서 재정 지원은 물론이고, 교내 과제를 수주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실험실을 빠르게 세팅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학생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를 시작해야 했지만, 다행히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초기 연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입니다. 사실, 공동연구가 아니었다면 우수한 논문을 쓰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다양한 학회 활동을 통해 공동연구 기회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연구와 학문적 교류가 연구 성과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제가 연구를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요소가 제가 좋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된 것 같습니다.

 2. 교수님의 연구 이력을 살짝 엿보면, 광열 PCR(유전물질을 조작하여 사용하는 검사법)을 개발하여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신·변종 감염병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을 연구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이 일환으로 올해 9월 유전자 신속 검출 방법에 특허까지 등록하셨는데요, 광열 PCR이 본격적으로 실용화된다면 향후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궁금합니다.

 광열 PCR은 나노입자가 빛을 받아 열을 내는 광열 효과를 이용한 기술로, 기존 PCR과 비교해 반응 속도가 매우 빠른 초고속 PCR 개발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약 5~10분 이내에 반응이 완료될 수 있어, 기존 PCR의 긴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특히 현장 진단에 특화된 분자진단 기기가 개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 시설에 가지 않고도 빠르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장비가 만들어질 수 있어 감염병의 초기 대응이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상용화까지의 시간도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현장에서 사용하려면 핵산 분리부터 검사 결과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ALL-IN-ONE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이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상용화를 위해 여러 부분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광열 PCR이 상용화된다면 진단 분야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PCR은 현재 가장 정확한 진단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주로 실험실에서만 사용됩니다. 이 기술이 현장에서 사용 가능해지면, 1차 병·의원에서 감염병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의 초기 진단이 가능해져 더 신속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공항, 항만 등 사람과 물건이 오가는 곳에서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런 점에서 광열 PCR은 보건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우리 대학교에 부임하시기 전부터 현재까지 홍콩시티대학교와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를 수행하며 교류를 이어오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고, 언어도 다른 외국 연구자와의 협업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꾸준히 교류 협력을 이어가면서 좋은 논문을 함께 쓰실 수 있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홍콩시티대학교와의 공동연구는 제 연구 경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사실 저는 홍콩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만난 동료 교수님들과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제가 지도했던 석사·박사 과정 학생들이 홍콩에 남아 연구를 이어가고 있고, 이 학생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한국까지 오기 어려웠는데, 공동연구를 하던 홍콩 교수님들께서 이들을 받아주셨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공동연구를 계속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언어 문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메일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가능하고, 화상회의도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논문 작성 시 영어가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플랫폼과 도구들이 영작이나 문법 수정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어서 협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동연구를 잘 이어가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기보다는, 좋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상호 방문을 정기적으로 이어가며, 학생 방문을 통해 양국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지속해 왔습니다. 이런 교류가 연구의 깊이와 협력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