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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_박정임 교수] 프탈레이트의 직업적 노출과 내분비계 교란 건강위험 평가

작성자
연구기획팀
작성일시
2023.12.13 14:12
조회
109



최근 일하는 모든 사람이 일터에서 다치고 병드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환경을 만드는 노동자 보건(Worker’s Health)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우리대학 환경보건학과 박정임 교수의 ‘프탈레이트의 직업적 노출과 내분비계 교란 건강위험 평가’와 관련된 연구가 우수 논문으로 선정되어 화제다. 일반 소비자보다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되기 쉬운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교수님의 철학이 담긴 인터뷰를 함께 들어보자.



1. 교수님의 전공은 산업보건(Industrial Health)이십니다. 산업보건은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요, 산업보건이 무엇인지, 교수님께서 특히 주목하시는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SCH Research Highlight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첨단 분야의 연구를 근사하게 수행하고 계신 동료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저한테까지 차례가 오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연구 분야인 산업보건(직업보건이라고도 합니다)은 사실 직관적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용어입니다. 도리어 노동자 보건(Worker’s Health)이라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일하는 모든 사람이 일터에서 다치고 병드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환경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일을 이릅니다. 어떤 유해요인이 얼마나 있는지(있을 수 있는지) 평가하고, 그로 인하여 어떤 건강위험이 우려되는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어떤 조치가 필요하고 가능할지 모색하는 일을 아우릅니다.

일을 하다보면 여러 위험이 있을 수 있는데요,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어디에 끼이거나 하는 사고성 위험도 있겠고, 유해화학물질이나 방사선, 소음과 같이 만성적으로 건강에 해를 끼치는 위험도 있습니다. 저는 화학물질 노출에 의한 건강영향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구 초기에는 공장 환경 중 유기화합물 측정평가 방법 개발과 관련된 일을 주로 했었는데, 아무래도 노동 분야의 연구비가 제한적이다 보니 환경부, 식약처 관련 과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10여 년 동안은 임산부와 태아, 어린이 등 환경오염에 취약한 인구를 대상으로 내분비계 교란물질의 노출을 평가하고, 그와 관련 있는 건강영향을 분석하는 과제를 하면서 연구실 운영을 감당해왔습니다. 그래도 연구재단 기본연구와 중견연구를 통해 산업보건 연구를 지속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관심 있게 보고 있는 화학물질은 중금속과 프탈레이트입니다.


2. 교수님은 ‘22년 3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에 선정되어 ‘프탈레이트의 직업적 노출과 내분비계 교란 건강위험 평가’ 연구를 수행하고 계십니다. 또한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화학물질의 인체 노출량 추정과 측정·분석” 연구를 하고 계십니다. 현재 수행하고 계신 연구를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임산부와 태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프탈레이트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호르몬 물질의 노출과 건강영향 분석 연구를 수행하면서, ppb 수준의 극미량 노출에도 유의한 갑상선호르몬 이상, 태아 건강 이상 등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업적으로 프탈레이트에 고농도 노출이 불가피한 노동자의 노출관리는 법적으로나 연구주제로나 불모지에 가까운 현실인 것에 늘 의문이었습니다. 운 좋게 2022년 연구재단 중견연구에 선정됨으로써 노동자를 대상으로 프탈레이트 노출과 건강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제 첫해인 2022년에는 프탈레이트를 사용하는 아산 인근의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사업장 공기와 먼지 중 오염수준을 평가하였습니다. 올해는 경주지역의 자동차 부품제조 사업장 6곳과 안산의 페인트 제조 사업장의 도움을 얻어 노동자 500명의 소변과 혈액시료를 수집하였습니다. 내년부터는 소변 시료 중 프탈레이트와 그 대사체 농도를 분석하고, 혈액 중 갑상선호르몬, 성호르몬 등 건강지표를 분석할 계획입니다. 이후에 특별히 고농도에 노출된 노동자를 대상으로 그 가족구성원의 소변 중 프탈레이트 농도를 평가함으로써 흡연자 가족의 간접흡연처럼 노동자의 직업노출이 가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구하고자 합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다양해지는 화학물질의 사용에 대하여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권도 간과되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결심을 이끌어내는 데에 기여하는 연구가 되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프탈레이트와 같은 유기화합물은 아니지만, 저희 연구실의 석·박사과정 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ICP-MS라는 분석 장비를 활용한 납, 수음, 카드뮴과 같은 유해중금속 및 미량원소 분석입니다. 환경부 과제를 수행하면서 소변, 혈액, 모발, 태반 및 음식물 등 다양한 매질의 시료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혹시 미량원소 분석이 필요하시면 저희 연구실과 상의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교수님께서는 연구뿐 아니라 이공계 연구 실험실의 위험한 환경과 대학원생을 포함한 연구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연구 활동과 연구 환경의 안전은 어떤 관련이 있으신 건지요?


1999년 서울대 공과대학 실험실 폭발사고로 산업보건을 공부하는 학생연구원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막 귀국했던 2003년에는 KAIST 대학원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요. 저의 전공과 관련이 있기도 했고, 사회적으로도 큰 물의를 일으킨 사고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연구실 안전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06년 연구실안전법을 처음으로 만들 때 관여를 하게 되었고, 2008년에 우리 학교에 오면서부터는 제 연구의 일정 부분을 할애하기도 하였습니다.

이공계 분야의 연구실험실은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아무도 해본 적 없는 위험한 시도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대학 연구실험실의 연구 환경과 보호 장치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실험실에 비하여 열악하기가 십상입니다. 연구자로서 처음 경험을 하는 대학의 연구실험실 환경이 그들에게 좋은 모범이 되어야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야 이들이 나중에 전문 연구자로서 역할을 할 때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과 여건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연구실에는 한 명의 학사연구생과 석사과정 2명, 박사과정 1명, 그리고 박사후 연구원 1명이 진심을 다해 열심히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학업과 연구에 못지않게 안전한 연구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시때때로 교육하고 점검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있는 동안 연구실 생활 경험이 앞으로 그들의 커리어에 적어도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좋은 롤모델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대학 안전관리팀의 도움으로 우리 연구실은 과기부의 안전연구실 인증프로그램에 거의 10년간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여러 교수님들도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